샤샤와 함께 오랜만에 요리(?)를 했습니다. 사실 요리라고 할 수 없는 계란찜입니다.
저는 고향에 계신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계란찜을 자주 해주셔서 그 맛에 익숙해있습니다. 아버지의 계란찜은 스테인리스 그릇에 계란을 풀고 파와 양파를 넣은 후 새우젓을 넣어 간을 한 후 냄비에 그릇째 넣어 물중탕으로 찌는 요리였습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의 계란찜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새우젓의 까만 눈도 싫고 가끔 씹히는 껍질도 뭔가 가시 같아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자랄수록 그 맛에 익숙해져인지 아무렇지 않게 잘 먹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가끔 그 맛이 생각나는 걸 보면 몸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샤샤에게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고자 계란찜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같이 만들었습니다. 너무 간단해서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지만 기록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샤샤와 키코 대디의 계란찜 레시피
1. 사기 그릇에 계란(3개 기준)을 푼다.
2. 물 대신 우유를 한 컵 정도 넣어준다.
3. 파와 양파를 잘게 썰어 넣는다.
4. 슬라이스 치즈를 잘게 부숴 넣는다.
5. 송이버섯과 양송이 버섯을 잘라 넣는다.
6. 소금과 후추, 깨를 약간 넣는다.
7. 랩을 씌우고 구멍을 뚫은 후 전자레인지에 4분 30초 돌린다.
그렇게 만들어진 계란찜입니다.
맛이 나쁘지 않습니다. 온갖 맛있는 재료를 다 넣었지만 우리 아버지의 계란찜과는 많이 다릅니다. 저는 스테인리스 그릇도 없고 새우젓도 없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손맛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계속 해주면 샤샤가 이 맛을 기억할까요? 제가 워낙 똥손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