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아니고 장례식이 있어서 지방에 다녀왔습니다. 급히 가느라 오랜만에 혼자서 고속도로를 운전했습니다.
갈 때는 늦지 않으려고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올 때도 쉬지 않도 달리려고 했으나 쉬었습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어포... 일명 꾸이맨이라고도 하고 쥐포 튀김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저는 이걸 너무 좋아해서 휴게소에 가면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샤샤 엄마는 기름이 많다, 짜다, 하면서 절대 못 사게 합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라도 먹어야 합니다.
어포를 먹기 위해 옷을 뒷자리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바사삭! 그래, 이맛이지.
어릴 때 시장에 가면 손이 한쪽 없는 아저씨가 이런 걸 튀겨서 팔았습니다. 쥐포는 아니고 넓적한 포를 기름에 넣으면 이렇게 바삭한 튀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손이 없는 그 아저씨가 무서우면서도 너무 맛있어서 늘 엄마를 졸랐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저씨는 6.25참전 용사셨습니다.
항상 굳은 얼굴로 한 손으로 튀김하시던 그 아저씨는 절대 웃으시는 법이 없으셨는데 전쟁이 없었다면 손을 잃어버릴 일도 없었을 테고 그렇게 인상을 쓰고 있지도 않으셨을 거라는 생각을 한 번 해봤습니다.
전쟁이 먼 얘기 같으면서도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 안타깝고 슬프기도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아저씨의 쥐포튀김 맛은 최고였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