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말 쯤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워낙 요즘에 화제가 되는 영화이기도 하고 퀸 노래를 예전부터 좋아했던 터라 남는 시간에 얼른 다녀왔습니다.
조조라 아무도 없는 극장의 모습입니다. 물론 나중에는 많이들 오셨지만 아무도 없는 극장에 빈 스크린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마지막 콘서트 장면 때문인지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머큐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해석이 분분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찾아봤습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자 이것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금지곡 판정을 받은 가사는 이 부분입니다.
Mama just killed a man,
Put a gun against his head, pulled my trigger,
now he's dead.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은유된 내용을 해석한 것을 보면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이가 아버지를 죽이고 엄마에게 고백한다 라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시나위의 신대철씨는 이 해석에 대해 프레디 머큐리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어떤 사건을 특정해서 비유한 것도 아니다. 갑자기 '엄마 사람을 죽였어요'라고 고백하는 것은 너무 뜬금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mama'라는 말은 엄마라는 뜻도 있지만 애인을 뜻하기도 한다. 보통 팝송 가사에 등장하는 'mama'라는 말은 여성(이성)을 뜻한다. red hot mama, sweet mama, big mama... 이런 말들은 모두 (섹시한) 애인, 여자 친구 등을 표현하는 말이다. 할리우드 영화에도 많이 나온다. 길가다 섹시한 여성을 발견한 마초남의 대사가 'hey mama~'라고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음에 나오는 'Just killed a man'에서 man이 왜 사람인가? man은 보통 남자를 뜻한다. '사람을 죽였다' 가 아니라 '남자를 죽였다' 가 맞는 해석이다. 록스타인 프레디 머큐리는 만인의 연인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커밍아웃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가 게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생전에 프레디 머큐리는 이 가사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노래는 듣는 사람의 몫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영화를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아주 개인적인 저의 의견입니다만, 프레디 머큐리가 종교적으로 엄격한 가정에 살다가 락음악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게 되는데, 그의 성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그렇게 살아온 자신을 인정하며 그 이전에 살던 모습, 부모님이 기대하시던 자신을 죽였다고 어머니께 고백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부모님이 알던 저의 모습, 기대하던 바른 아들은 제가 죽여서 이제 없어요. 라고 고백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고백하면서 본인도 마음이 홀가분하다던지 편안한 것이 아니라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고요.
노래만 듣고, 가사만 봤더라면 느끼지 못했겠지만 영화를 보고 실제 라이브 콘서트 모습을 보고나니까 이러지 않았을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되었건 퀸은 훌륭한 음악을 남긴 밴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는 열정적으로 삶을 산 것 같습니다.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는 퀸에 대한 다큐 마지막 부분에 프레디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프레디는 최대한으로 인생을 살았어요."
번역이 자연스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얘기겠지요. 저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최대한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