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좌석버스로 출퇴근을 합니다. 좌석버스에 타는 사람들의 절반은 피곤한 몸을 잠시 쉬면서 달콤한 잠에 빠집니다. 나머지 반은 핸드폰, 신문, 책을 봅니다. 저는 이 두 부류에 둘 다 속해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어느새 잠에 빠지는 식이지요.
그러다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꺼냈습니다. 책을 무릎에 놓자니 너무 낮고 들고 있자니 차가 흔들려서 팔도 휘청거립니다. 그러다 문득 앞 좌석 뒤에 있는 컵홀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좌석버스에 음료반입이 금지되면서 무용지물이 된 컵홀더였습니다. 그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내리고 무릎에는 납작한 브리프케이스를 올려두면 컵홀더와 가방 사이가 가까워집니다.
그렇다면 책 아래쪽은 가방에 책 위쪽은 살짝 들어 컵홀더에 올리니 훌륭한 독서대가 되었습니다.
오호, 이거 책 좀 볼 맛 나는데!
혹시 받침이 부러질까봐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책 무게가 아래쪽인 가방에 있어서 컵홀더 쪽에는 그렇게 무게가 많이 가지 않습니다. 살짝 얹는 느낌으로 하면 독서하기 좋은 각도가 나옵니다.
전공서적이나 전문서적등 300페이지 이상 되거나 사이즈가 A4 정도 되는 책들은 안됩니다. 이제 아무리 쓸모가 없다지만 함부로 공공시설을 부러뜨리거나 고장내는 것은 위법이니까요.
좌석버스 타시는 분들, 가볍게 읽을 책이 있다면 앞에 있는 컵홀더를 이용해 보시면 어떨까요?